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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망상의 사이 - 아포페니아(apophenia) 1. 아포페니아(apophenia)한 아이가 흰 종이에 아무렇게나 휘갈긴 낙서를 들여다본다. “이거 곰이 웃는 모습이야.” 그 말에 눈을 찌푸리며 보던 어른도, 문득 그런 것 같다고 느낀다. 사실은 곰이 아니라, 그냥 삐뚤빼뚤 선일뿐인데. 이게 바로 아포페니아(apophenia)다. 존재하지 않는 패턴이나 의미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내는 심리적 현상. 마치 TV에서 나온 잡음 속에서 어떤 단어를 들었다고 느끼는 것처럼, 뇌는 빈 공간에 스토리를 그린다. 2. 아포페니아의 시작이 개념을 처음 이야기한 사람은 '클라우스 콘라드(Klaus Conrad)'라는 독일의 정신과 의사였다. 1958년, 그는 조현병 초기 환자들의 증상을 설명하면서 이 말을 썼다. 환자들이 일상 속에서 의미 없는 소리나 이미지에서 특별한.. 2025. 4. 21.
오늘의 별자리 운세, 진짜 믿어도 될까? 1. 사람들은 왜 하늘을 올려다 볼까?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밤하늘을 바라보며 어떤 메시지를 읽어내고 싶어 했다. 말이 없는 별들, 그러나 그 침묵 속에서 사람들은 인생의 방향, 감정의 의미, 미래의 힌트를 얻으려 했다. 점성술은 그런 인간의 본능에서 태어난 해석의 예술이다.2. 점성술의 역사기원전 3000년경, 바빌로니아인들은 행성과 별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미래를 예측하려 했다. 이후 이집트와 그리스, 중국, 인도 등 다양한 문명에서 하늘과 인간의 삶을 연결 지으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전쟁의 시기, 농사의 운, 왕의 성격까지… 모두 별을 통해 읽어내려 했다. 사실 점성술은 한 사람의 이론이 아니다. 수천 년에 걸쳐 다양한 문명과 철학자들이 조금씩 덧붙이고 정리해온 해석 체계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의 .. 2025. 4. 20.
"말도 안 했는데... 어떻게 알았어?" 일상 속 초능력 1. 나도 모르게 발현된 초능력“얘기 안 했는데… 네가 어떻게 알았어?” 속으로만 생각했는데 친구가 “그 말하려고 했지?” 하고 툭 던진다. 그 말이 이상하게 맞아떨어진다. 어떤 날은 사람들의 기분이 손끝처럼 느껴지고, 어떤 날은 엘리베이터가 이상하게도 네 앞에서만 열리는 느낌. 그게 초능력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라면?2. 초능력(Psychic Power)이란?초능력(Psychic Power)이란 일반적인 감각, 즉 눈·귀·코 같은 ‘오감’을 넘어서 작동하는 힘을 말한다. 예를 들면 텔레파시(생각 읽기), 염력(물건 움직이기), 순간이동, 미래 예지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 아직 없다. 그럼에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경험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CIA도 초능력 연구를 했었다.3.. 2025. 4. 18.
미국 외교관의 공포체험 - 아바나 증후군 미스터리 시작은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더 무서웠다. 2016년, 쿠바의 수도 아바나. 거기 주재 중이던 미국 외교관들 사이에서 이상한 일이 퍼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갑자기, 귀가 윙윙, 머리가 띵~, 속이 울렁, 균형이 휘청. 누구는 쓰러졌고, 누구는 토했고, 누구는… 그 이후로 기억이 흐릿해졌다. 대사관 안에서 벌어지는 이 일들은 총소리도, 연기도, 침입 흔적도 없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병들고 있었다. 아바나 증후군이 뭐야? 사람들이 겪은 증상들을 모아 ‘아바나 증후군(Havana Syndrome)’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정신이 멍해지고, 귀가 울리고, 심하면 뇌진탕 같은 증상까지. 그런데 이게 그냥 스트레스나 피로 때문이 아니었단 게 이상했다. 건강하던 사람들이, 같은 장소, 같은 시기, 비슷한 방식으.. 2025. 4. 17.
남을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사람들 - 사디즘을 말하다 남을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사람들 – 사디즘의 맨얼굴점심시간, 아이들은 웃고 떠든다. 그중 한 아이, B는 조용히 밥을 먹는 아이 A를 툭, 건든다. “야~ 왜 그렇게 조용해? 귀엽네~” 말투는 장난처럼, 얼굴엔 웃음이 있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다. A의 표정이 굳어가자 B는 더 신났다. “어우, 너 진짜 재밌다~” 바로 이 장면. 겉으론 ‘친근한 장난’, 속으론 ‘상대가 불편해하는 걸 즐기는 마음’. 이게 바로 사디즘의 씨앗이다.사디즘? 누가 만든 말일까? 사디즘(Sadism)이란,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며 쾌감을 느끼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이 단어는 '마르키 드 사드(Marquis de Sade)'라는 18세기 프랑스 귀족의 이름에서 따온 말이다. 이 사드는 “고통을 주는 것 자체에 즐거움이 있.. 2025. 4. 16.
넌 왜 나를 이용하니? 계산된 친절, 마키아벨리즘의 정체 니콜로 마키아벨리, 그 이름의 시작 마키아벨리즘은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라는 이탈리아 정치 사상가에게서 시작됐다. 500년도 더 된 사람인 그는 “군주는 착하기만 해선 안 돼. 때로는 속이고, 위협하고, 냉정해져야 해.”라고 말했다. 그의 대표작 '군주론(The Prince)'에서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 즉 결과가 좋으면 과정은 조금 수상해도 괜찮다는 논리를 펼친다.마키아벨리즘, 지금 우리 곁에 있다 마키아벨리즘은 오늘도 교실, 회사, 길거리, 심지어 단톡방에도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친구를 떠올려보자.“걔랑 친하면 선생님한테 잘 보일 수 있어.” 그래서 일부러 다가가는 A. “이럴 때는 울어야지, 그래야 사람들이 내 편이 되거든.” 눈물 한 방울 ‘툭’. 시험 .. 2025.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