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68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사유하기: 동물혼-Animal Spirit -동물혼(Animal Spirit)“동물혼”이라는 말은 맥락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사용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인간과 동물, 그리고 영혼이나 정신의 관계를 사유할 때 등장하는 철학적 혹은 신화적 개념이다. 샤머니즘 및 민속적 의미에서 동물혼(Animal Spirit)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각 개인에게 특정 동물의 영혼이나 정령이 수호령으로 붙어 있다고 믿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곰, 늑대, 독수리 같은 동물들은 인간의 동물혼으로서 인간의 기질이나 운명과 연결되어 있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 무속에서도 동물혼은 종종 귀신, 정령, 또는 무당이 소환하는 존재로 나타나며,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넘나드는 역할을 한다. 철학적 의미에서 보면 철학적 의미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는『동물을 따.. 2025. 8. 19. 다른 미래를 상상하기: 퀴어 오브 컬러(Queer of Color) 1. 퀴어 오브 컬러(Queer of Color)“퀴어 오브 컬러(Queer of Color)”는 단순히 ‘퀴어이고 유색인’이라는 뜻을 넘어, 성적 정체성과 인종 정체성이 분리될 수 없는 방식으로 얽혀 있는 존재 방식, 또는 그 얽힘에서 파생되는 정치·문화·감각의 실천들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특히 1990년대 이후 미국 문화 비평과 퀴어 이론에서 중요하게 발전했고, 주류 퀴어 담론의 백인 중심성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출발했다. “퀴어”는 이성애 규범이나 젠더 이분법에 저항하는 성적·성별 정체성 등을 뜻한다. “오브 컬러”는 비백인 인종 집단—흑인, 아시아계, 라틴계, 원주민 등을 가리킨다. 이 둘의 결합은 곧 단일한 정체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교차성(intersectionality)의 실천을 의미한다. .. 2025. 8. 15.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는 순간: 플래시백(flashback) 1. 플래시백(flashback)“플래시백(flashback)”은 영화나 소설, 심지어 우리의 기억 속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장면이다. 말 그대로 번쩍 하고 되돌아가는 순간이다. 플래시백은 단순한 회상이 아닌 어떤 순간에 시간의 문이 잠깐 열리고, 그때의 공기와 냄새와 감정이 고스란히 쏟아져 나오는 사건이나 다름없다.플래시백은 현재의 시간 흐름을 잠시 멈추고, 과거의 특정 사건이나 기억을 삽입하는 서술 기법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화면이 흔들리거나 색감이 바뀌기도 하고, 문학에서는 문장이 과거 시제로 이동하면서 사건의 결정적인 부분들이 드러나기도 한다. 어쩌면 플래시백은 삶이 우리에게 건네는 편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읽는 순간엔 미처 몰랐던 것들이 그 순간이 지난 후 다시 떠오를 때에는 비로소 제 뜻을.. 2025. 8. 13. 화면 뒤에 누가 있는가? -비디오적 현존(video presence) 1. 비디오적 현존(video presence)“비디오적 현존(video presence)”은 한마디로 말하면, 보이는 것, 지금 거기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매개된 것을 말한다.우리가 화면 속 사람을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느끼는 감각이다. 하지만, 실은 비물질적인 신호들이 눈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보면 이렇다.TV를 켜고 뉴스를 본다. 앵커가 또렷이 말한다. 그의 목소리는 나를 뚫고 들어오고, 눈은 카메라를 통해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거기 있는 것 같지만, 어디에도 없는 것 같은 이 감각, 이게 바로 비디오적 현존이라 할 수 있다.2. 왜 “현존(presence)“이라는 말을 쓸까?현존이라는 말은 철학적으로 중요한 단어이다. ‘내 앞.. 2025. 8. 11. 의미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차연(différance) 1. 차연(différance)“차연(différance)”은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가 만들어낸 가장 유명하고도 난해한 개념이다. 복잡한 말로 쓰이지만, 실제로는 언어, 의미, 시간, 부재, 욕망 등을 하나의 흐름처럼 엮어내는 개념이다. 간단히 말하면 의미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늘 미뤄지고 또 다른 의미와 차이 속에서만 생긴다는 것이다. “차연”이라는 말은 프랑스어 différer에서 왔다. 이 단어는 두 가지 뜻을 동시에 가진다. 다르다(to differ)와 늦추다, 미루다 (to defer)이다. 데리다는 이 두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는 단어를 만들고 싶어서, 기존 단어 différence의 e를 a로 바꿔서 différance라고 썼다고 한다.프랑스어에선 이 둘을 소리로는 구분할.. 2025. 8. 5. "사진은 다른 이미지와 무엇이 다를까?"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노에마(noèma) 1. 노에마(Noèma)란?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노에마(noèma) 개념은 그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사실은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의 현상학에서 나온 철학적 개념이다. 바르트는 이 개념을 사진론, 특히 그의 책 《밝은 방(La Chambre claire)》에서 사진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해 철학에서 빌려다 쓴 것이다.노에마(Noèma)란 후설이 만든 말로, 우리가 무언가를 ‘의식’할 때, 그 대상이 의식 속에 나타나는 방식을 뜻한다. 예를 들어 “나는 사과를 본다.”했을 때, 이때 실제 사과는 물리적 대상이고, 내 머릿속에 나타나는 ‘사과’ 즉, 내가 인식한 사과의 의미가 바로 노에마이다.그러니까 노에마란 내가 대상을 의식 속에서 떠올릴 때의 그 방식 혹은 의미.. 2025. 7. 31. 이전 1 2 3 4 5 6 7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