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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_ 「저자의 죽음」과 「수행적 글쓰기」(performance writing) 1.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저자의 죽음"과 "수행적 글쓰기(performance writing)" 바르트는 텍스트를 항상 "지금-여기"에서 쓰이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라고 본다. 과거의 '저자'가 작품을 완결해 놓고 독자가 그것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는 읽는 순간마다 그 글을 '다시 쓰는' 참여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면을 숙고하는 주체'로서의 저자는 죽고, 텍스트만이 살아있다고 한다. 즉, 언술행위의 시간만 존재한다는 것이다.바르트는 여기서 언어학의 ‘수행동사(performatives)’ 개념을 빌린다. 예를 들어, “나는 선언한다”, “나는 약속한다”라는 식의 말하는 행위가 곧 그 행동이 되는 발화인 것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로, ‘쓴다’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며, 외.. 2025. 9. 10.
환대(hospitalité)로서의 주체성 -레비나스 1. 환대(hospitalité)로서의 주체성레비나스는 주체를 자기완결적인 존재가 아니라, 타자를 맞아들이는 자리로 본다. 여기서 ‘환대’는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타자가 내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나 자신을 개방하는 존재 방식을 의미한다. 레비나스가 말하는 주체성은 타자에게 응답하는 책임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다.2. 데카르트의 무한 개념레비나스는 데카르트의 무한 개념을 참조한다. 무한이란, 결코 내 의식이 ‘다 담아버릴 수 없는 것’ 즉 타자의 초월성을 가리키는 것이다. 무한의 이념은, 내가 타자를 완전히 ‘앎’이나 ‘개념’으로 흡수할 수 없음을 전제하고 있다. 따라서 주체성은 타자와의 불일치, 쉽게 말해서 내가 결코 닿을 수 없는 간극 속에서만 성립한다. 이 간극을 긍정하고 타자를 받아들이는 것이 .. 2025. 9. 8.
동연적(coextensive)_같은 범위를 공유한다 1. 동연적(coextensive)동연적(coextensive)“이라는 말은 철학, 논리학, 언어학에서 자주 쓰이는 개념이다. 기본적으로 "같은 범위를 공유한다"라는 뜻을 가진다.일반적인 의미로는 co- (함께) + extensive (확장된, 뻗어 있는) 즉, 같은 범위로 확장되어 있다는 뜻으로 두 개념이나 속성이 항상 동일한 영역에 걸쳐 성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모든 삼각형은 삼변을 가진 도형이다”와 “삼각형은 세 각을 가진 도형이다”라는 두 정의는 모두 동연적(coextensive)인 것이다.철학/논리학에서는 "동치(equivalent)"와 가깝지만, 논리적 참·거짓의 동일성보다는 ‘범위’의 동일성에 집중한다. 두 개념이 다른 이름이나 정의를 가지지만, 가리키는 대상의 집합은 같다.. 2025. 9. 5.
경험을 마주하라: 현상학(Phenomenology) 1. 현상학 (Phenomenology)현상학(Phenomenology)은 철학에서 “사물이 우리에게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근본적으로 탐구하는 방법론이자 사상 전통이다. 간단히 말해, 존재가 객관적으로 무엇인지보다 의식 속에서 어떻게 경험되는지를 우선적으로 분석한다.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이 20세기 초 체계화했다. 당대 자연과학은 세계를 객관적·물리적으로 설명하려 했지만, 후설은 그보다 먼저 경험 그 자체를 분석해야 한다고 봤다. “사태 자체로!(Zu den Sachen selbst!)” 쉽게 말해서, 개념·이론의 선입견 없이, 경험의 순수한 구조를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2. 핵심 개념의도성(Intentionalität)은 의식은 항상 무언가에 대한 의식이라는 것이다. 예를 덜어.. 2025. 8. 29.
침묵을 강요받은 자들: 소포클레스(Sophocles)속 "필록테테스(Philoctetes)" 1. 필록테테스(Philoctetes)"필록테테스(Philoctetes)"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특히 "소포클레스(Sophocles)"의 비극 『필록테테스』(Philoctetes)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이 인물과 이야기는 고통, 고립, 인간의 존엄과 배신, 전쟁과 정의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고전이다.2. 필록테테스의 신화적 배경필록테테스는 헤라클레스에게서 활과 화살(불사의 무기)을 물려받은 전사이다. 그는 트로이 전쟁에 그리스 군의 일원으로 참여했지만, 신성한 뱀에게 발목을 물려 상처를 입게 된다. 이 상처는 썩어 들어가며 지독한 악취와 끔찍한 고통을 유발했고, 다른 그리스 전사들은 그를 레무노스 섬에 유기하게 된다. 필록테테스는 외딴섬에서 10년 동안이나 고통과 외로움 속에.. 2025. 8. 27.
통증의 문(Gate)을 조절 하라: 통증관문조절이론 Gate Control Theory of Pain 1. 통증관문조절이론 Gate Control Theory of Pain통증의 관문조절이론(Gate Control Theory of Pain)은 1965년, 로널드 멜잭(Ronald Melzack)과 패트릭 월(Patrick Wall)이 제안한 이론으로, 통증이 단순히 말초 신경에서 대뇌로 직선적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척수에서 ‘관문’ 역할을 하는 신경기전이 통증 신호의 전달을 조절한다는 개념이다. 즉, 우리 몸에는 ‘통증의 문(Gate)’이 있어서 이 문이 열리면 통증 신호가 뇌로 전달되고, 닫히면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2. 작동원리통증 정보는 말초 신경에서 척수(특히 후근의 고리 구조, 즉 후각이라 불리는 부위)로 들어오는데, 이때 두 종류의 신경섬유가 관여한다. A-델타 섬유와 C 섬유는 느.. 2025. 8.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