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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한 것이 정말 나의 말인가?": 카벨 오토마티즘(Cavellian Automatism)

by Godot82 2025.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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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탠리 카벨(1926–2018)

카벨 오토마티즘(Cavellian Automatism)은 조금 복잡하고도 흥미로운 개념이다. 이 개념을 설명하려면 먼저 미국의 철학자이자 영화·문학 비평가였던 *스탠리 카벨(Stanley Cavell)**이라는 철학자부터 소개해야 한다. 카벨은 일상적 언어, 자기표현, 회의주의, 예술의 조건 등을 탐구한 인물이다.

그의 철학은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가?” “우리는 말한 것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가?” 같은 질문들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는 언제 정말로 말하고 있는가?” “내가 한 말이 내가 한 말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라는 지점으로 나아간다.

2. 오토마티즘(automatism)

일반적으로 오토마티즘은 의식적 통제 없이 자동적으로 생성되는 예술적 표현을 말한다. 초현실주의에서 자동기술법(automatic writing) 같은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카벨의 오토마티즘은 이와는 다르다. Stanley Cavell의 ‘오토마티즘’ 개념은 예술, 특히 영화나 문학, 언어가 개인의 통제를 넘어서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측면을 가리킨다.

“예술은 내가 의식적으로 계획하지 않아도, 이미 어떤 ‘규칙’이나 ‘습관’, ‘장르’, ‘형식’의 틀 안에서 자동적으로 말하게 되어 있는 어떤 체계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누군가 시를 쓴다고 할 때, 의식적으로 뭘 쓰든 간에 쓰는 사람은 이미 ‘시라는 장르’, ‘한국어의 문법’, ‘독자의 기대’, ‘과거의 시 전통’ 등 무수한 규칙에 자동으로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카벨은 이걸 “자동기계처럼 작동하는 예술의 조건”, 다시 말해,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말하게 되는 방식이라고 봤다.

3. 영화와 오토마티즘

카벨은 특히 영화에서 이 개념을 강조했다. “카메라는 내가 의식하지 못한 세계를 찍는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영화는 누군가의 의도를 넘어서 자동적으로 생성된 세계의 재현이 된다.” 그러니까 영화는 현실을 자동으로 포착하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해석 가능성과 책임, 그리고 우리가 무심코 받아들이는 규칙의 무게가 있다는 말이다.

4. 마치며

정리하자면, 카벨의 오토마티즘이란, 인간이 예술이나 언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할 때, 그 표현은 언제나 이미 정해진 형식과 규칙, 관습에 의해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틀 지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말과 표현은 언제나 우리가 원한 것 이상을 담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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