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0 고려가요와 경기체가: 조선시대에서도 살아남은 이유 1. 고려가요고려가요는 말 그대로 고려 시대에 유행했던 노래이다. '속요'라고도 불렸고, 주로 민중들 사이에서 널리 유행했다. 고려가요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는데 후에 '악장가사'나 '시용향약보' 같은 책에 일부가 쓰이면서 후대까지 남게 된 것이다. 대표작으로는 , 등이 있다. 의 후렴구인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같은 경우 운율감을 살려서 노래를 더 리듬감 있고 부르기 쉽게 만들었다. 또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같은 구절처럼 자연을 소재로 한 표현들이 많았다. 의 경우 떠나가는 사람에 대한 슬픔과 아쉬움을 표현했는데, 이처럼 사랑과 이별도 많이 다뤄졌다. 2. 경기체가경(景)과 기(幾)라는 한자를 더해 경사스럽고 풍요롭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기체가는 문장 구조가 길고, .. 2025. 3. 25. 신라 향가: 천 년 전에도 사랑과 이별을 노래했던 사람들 1. 향가현재 우리가 음악을 듣고 노래방을 가는 것처럼 신라 사람들 또한 스스로의 감정을 표현하고 사랑 혹은 이별을 노래하기 위해 특별한 방식으로 시를 지었다. 그것이 바로 '향가(鄕歌)'이다. 향가는 신라 시대 사람들이 우리말로 지은 시다. 당시 귀족 대부분은 한자를 썼지만, 일반 시민들은 한자의 발음을 가져와 우리말로 적는 이두라는 방법으로 우리말 노래를 만들었다.2. 향가의 형식향가는 줄의 개수에 따라 4구체 향가, 8구체 향가, 10구체 향가로 나뉜다. 대표적인 4구체 향가로는 서동이 지은 '서동요(薯童謠)'가 있다. 아주 짧고 간결한 노래이다. 8구체 향가는 4구체 향가보다 조금 더 길다. 대표적인 8구체 향가로는 '기파랑'이라는 인물을 칭송하는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가 있다. 10줄로 구성.. 2025. 3. 24. 한국 시문학 변천사: 고대 가요부터 현대시까지 1. 고대가요고대가요는 집단적 성격이 짙은 말로 정착된 문학이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 기록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처음에는 종교적이고 주술적인 집단적 정서가 강했지만, 시간이 흘러 개인적인 정서를 반영하는 쪽으로 발전되었다. 대표작으로는 가야 건국 신화와 관련된 구지가와 고구려 유리왕이 지은 서정시인 황조가가 있다. 2. 향가향가는 불교적 정서가 강하고 4구체, 8구체, 10구체 등으로 나뉘는 정형적 형식을 띠고 있다. 당시 민중들은 현실적인 주제를 한문이 아닌 우리말로 창작했다. 대표작으로는 신라 서동이 만든 서동요와 충담사의 찬기파랑가, 죽은 누이를 애도하고 기리며 지은 향가인 제망매가 등이 있다.3. 고려가요고려가요는 민중이 즐겼던 속요와 귀족들이 향유했던 경기체가로 나뉜다. 고려가요는 자연과 인생.. 2025. 3. 23. 홍상수 월드의 시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1.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The Day a Pig Fell Into a Well)1996년 5월에 개봉한 은 홍상수 감독의 첫 데뷔작이다. 115분의 상영 시간으로 김의성, 조은숙, 이응경 등이 출연했다. 구효서의 소설 '낯선 여름'을 각색해서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겪으며 조금씩 변화하는 인간 내면을 사실적으로 드러냈다. 이 영화 속 인물들은 자주 마주치는데 이처럼 현실에서도 늘 일어날 법한 평범한 순간들로 영화는 채워진다. 영화에 공간들도 여관이나 술자리 같은 익히 보아온 곳들이다. 그런데 이 일상 속에서 어떤 불안과 깨달음 같은 심오한 감정을 느끼게 해 준다. 영화는 사실적이다 못해 냉소적이기까지 느껴지는 표현 방식으로 호평을 받았다. 홍상수라는 작가주의 감독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은 1.. 2025. 3. 21. 칸과 로카르노가 주목한 한국 예술영화의 정전: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1.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Why Has Bodhi-Dharma Left for the East?) 1989년에 개봉한 영화 은 배용균 감독이 각본, 연출, 촬영, 편집 등 영화 제작 전반을 모두 맡아 진행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약 175분 분량으로 불교의 철학과 수행에 대한 깊은 고찰과 인간의 생과 사 등을 다뤘다. 제42회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Un Certain Regard) 부문에서 수상을 했고, 1989년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에서는 황금표범상과 감독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출연한 배우로는 이판용, 신원섭, 황해진 등이 있고, 기획에만 무려 8년, 제작에는 4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 영화는 인간의 번뇌와 욕망, 성찰과 깨달음에 대한 성.. 2025. 3. 20. 한국 최초 여성 감독 박남옥 연출작: 미망인 1. 영화 미망인 (The Widow)박남옥 감독의 은 1955년에 개봉했던 영화이다.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인 박남옥의 유일한 작품이다. 필름은 보존되어 있지만,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등 불완전한 상태라고 전해진다. 영화 미망인은 한국 전쟁 전후 남편을 잃고 살아가는 삶을 여성의 입장과 시선에서 보여주는 작품이다. 하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고 한다. 이 영화를 제작할 당시 박남옥 감독은 촬영 현장에서 해야 할 일들과 아이를 돌봐야 하는 개인적인 일 모두를 해내며 영화를 완성했다고 전해진다. 딸을 등에 업고 촬영을 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서도 영화를 만들기를 멈추지 않았던 그녀의 열정이 한국 최초 여성 감독이라는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2. 한국 최초의 영화감독 박남옥박남옥 감독은 1923년 출생하여 201.. 2025. 3. 19. 이전 1 ··· 3 4 5 6 7 8 9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