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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다른 이미지와 무엇이 다를까?"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노에마(noèma) 1. 노에마(Noèma)란?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노에마(noèma) 개념은 그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사실은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의 현상학에서 나온 철학적 개념이다. 바르트는 이 개념을 사진론, 특히 그의 책 《밝은 방(La Chambre claire)》에서 사진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해 철학에서 빌려다 쓴 것이다.노에마(Noèma)란 후설이 만든 말로, 우리가 무언가를 ‘의식’할 때, 그 대상이 의식 속에 나타나는 방식을 뜻한다. 예를 들어 “나는 사과를 본다.”했을 때, 이때 실제 사과는 물리적 대상이고, 내 머릿속에 나타나는 ‘사과’ 즉, 내가 인식한 사과의 의미가 바로 노에마이다.그러니까 노에마란 내가 대상을 의식 속에서 떠올릴 때의 그 방식 혹은 의미.. 2025. 7. 31.
"예술은 여전히 ‘진짜’일 수 있을까?”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은 20세기 예술 이론의 핵심 고전 중 하나이다. 이 글은 1936년에 쓰였고, 사진과 영화 같은 기계 기술로 복제된 예술이 기존 예술의 본질과 사회적 역할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설명한다.“사진, 영화 같은 기술로 복제된 예술은 전통적인 그림이나 조각, 회화와 어떻게 다를까?” 혹은 “복제가 쉬워진 시대에 예술은 여전히 ‘진짜’ 일 수 있을까?”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 생각이었을 거라고 짐작한다.2. 아우라(Aura)의 붕괴벤야민이 말하는 가장 유명한 개념이 바로 “아우라”이다. 전통 예술작품은 오직 하나뿐인 원.. 2025. 7. 30.
"내가 말한 것이 정말 나의 말인가?": 카벨 오토마티즘(Cavellian Automatism) 1. 스탠리 카벨(1926–2018)카벨 오토마티즘(Cavellian Automatism)은 조금 복잡하고도 흥미로운 개념이다. 이 개념을 설명하려면 먼저 미국의 철학자이자 영화·문학 비평가였던 *스탠리 카벨(Stanley Cavell)**이라는 철학자부터 소개해야 한다. 카벨은 일상적 언어, 자기표현, 회의주의, 예술의 조건 등을 탐구한 인물이다. 그의 철학은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가?” “우리는 말한 것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가?” 같은 질문들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는 언제 정말로 말하고 있는가?” “내가 한 말이 내가 한 말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라는 지점으로 나아간다.2. 오토마티즘(automatism)일반적으로 오토마티즘은 의식적 통제 없이 자동적으로 생성되는 예술적 .. 2025. 7. 29.
나를 참조하여 나로 되돌아가다: 재귀적 구조 1. 재귀적이란?“재귀적(再歸的, recursive)”이라는 개념은 처음 들으면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우리 일상에도 숨어 있는 말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가는 것”, 또는 “자기 자신을 다시 참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비유를 하자면 '거울 앞의 거울'인 것이다. 거울을 마주 보게 두면, 거울 속에 또 다른 거울이, 또 그 속에 또 다른 거울이 무한히 반복된다. 이게 바로 재귀적 구조이다. 거울이 자기 자신을 반사하는 구조, 즉 스스로를 비추는 방식인 것이다.2. 문학·예술에서의 “재귀성”문학이나 미술에서 “재귀적”이라는 말을 쓸 때는, 보통 작품이 자기 자신이 ‘작품’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소설 속 인물이 “이건 소설이야”라고 말할 때, 혹은 시가 “나는.. 2025. 7. 28.
인문학 이론의 뼈대를 이루는 개념들: '이항 대립'과 '패러다임' 1. 이항 대립 (Binary Opposition)이항 대립이란 건 말 그대로 둘로 나뉜 대립 구조를 말한다. 흑 vs 백, 남자 vs 여자, 자연 vs 문화, 중심 vs 주변, 정상 vs 비정상, 고급 vs 저급, 서양 vs 비서양 등 이처럼, 우리는 세상을 이해할 때 두 개의 상반된 개념을 만들어서 그 차이와 관계로 의미를 구성한다. 이건 그냥 말장난이 아니라, 우리가 언어를 쓰는 방식 그 자체에 박혀 있다. 이 개념을 정리한 대표적인 이론가는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이다. 그는 언어의 구조를 연구하면서, 의미는 차이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했다. 즉, ‘좋음’은 ‘나쁨’이 있어야만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레비스트로스(구조주의 인류학자)*는 신화나 문화.. 2025. 7. 25.
회화란 무엇인가?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 1.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클레멘트 그린버그(1909–1994)는 미국의 미술 비평가이다. 그는 잭슨 폴록, 바넷 뉴먼, 마크 로스코 같은 추상 표현주의 화가들의 중요성을 세상에 알린 사람이고, 특히 “모더니즘 회화는 이래야 한다”라고 소리치듯 썼던 평론들로 유명해졌다. 대표 글은 1960년의 「모더니즘 회화 Modernist Painting」라는 에세이가 있다. 이 사람을 빼고는 20세기 중반의 미술사를 논할 수 없다.특히 ‘그린버그식 모더니즘’이라고 하면, "회화란 무엇인가?"를 아주 단단하고 날카롭게 정의한 시도를 말한다. 그래서 때론 숨이 막히지만, 그래서 더 명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린버그식 모더니즘의 “모더니즘은 예술이 자신의 *고유한 매체 특성(medium s.. 2025.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