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59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아요: 둔마(鈍麻, blunting / dulling) 1. 둔마 (鈍麻, blunting / dulling)둔마란 감정이나 감각, 반응이 비정상적으로 무뎌진 상태를 의미한다. 주로 정서 둔마(affective blunting) 혹은 정서 반응 둔마(emotional blunting)라는 표현으로 많이 쓰이는데, 기쁜 일에도 별 감정이 없거나 슬픈 일에도 눈물 한 방울 없이 무덤덤하거나 타인의 감정에 무관심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등 스스로 감정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감정이 사라진 느낌을 호소하기도 하는 등의 특징이 나타난다.2. 정서 둔마상담심리학에서는 정서 둔마가 자기 보호를 위한 무의식적 방어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고도 본다. 즉, 감정적으로 너무 고통스럽거나 위협적인 경험을 처리하지 못할 때, 그 감정을 무디게 하여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심리적 전략인 셈이다.. 2025. 9. 15.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핵심 증상: 플래시백(flashback) 1. 플래시백(flashback)상담심리학에서 "플래시백(flashback)"은 외상 경험(trauma) 이후에 그 사건이 다시 현재에 일어나는 것처럼 생생하게 재경험되는 심리 현상을 말한다. 이는 단순한 기억 회상이 아니라, 감각적인 동시에 감정적으로 그 순간에 다시 빠져드는 것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서 핵심 증상 중 하나로 과거의 외상 장면이 마치 ‘지금, 여기’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태이다. 예를 들어, 폭력 피해 생존자가 폭행 장면과 유사한 소리를 들었을 때, 의자 밑에 숨고 식은땀을 흘리는 것도 플래시백 증상일 수 있다. 또한 교통사고 경험자가 비 오는 날 와이퍼 소리에 과거 사고 장면을 생생히 떠올리는 것도 그렇다. 성폭력 생존자가 특정 향수 냄새에 반응해, .. 2025. 9. 12.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_ 「저자의 죽음」과 「수행적 글쓰기」(performance writing) 1.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저자의 죽음"과 "수행적 글쓰기(performance writing)" 바르트는 텍스트를 항상 "지금-여기"에서 쓰이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라고 본다. 과거의 '저자'가 작품을 완결해 놓고 독자가 그것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는 읽는 순간마다 그 글을 '다시 쓰는' 참여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면을 숙고하는 주체'로서의 저자는 죽고, 텍스트만이 살아있다고 한다. 즉, 언술행위의 시간만 존재한다는 것이다.바르트는 여기서 언어학의 ‘수행동사(performatives)’ 개념을 빌린다. 예를 들어, “나는 선언한다”, “나는 약속한다”라는 식의 말하는 행위가 곧 그 행동이 되는 발화인 것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로, ‘쓴다’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며, 외.. 2025. 9. 10. 환대(hospitalité)로서의 주체성 -레비나스 1. 환대(hospitalité)로서의 주체성레비나스는 주체를 자기완결적인 존재가 아니라, 타자를 맞아들이는 자리로 본다. 여기서 ‘환대’는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타자가 내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나 자신을 개방하는 존재 방식을 의미한다. 레비나스가 말하는 주체성은 타자에게 응답하는 책임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다.2. 데카르트의 무한 개념레비나스는 데카르트의 무한 개념을 참조한다. 무한이란, 결코 내 의식이 ‘다 담아버릴 수 없는 것’ 즉 타자의 초월성을 가리키는 것이다. 무한의 이념은, 내가 타자를 완전히 ‘앎’이나 ‘개념’으로 흡수할 수 없음을 전제하고 있다. 따라서 주체성은 타자와의 불일치, 쉽게 말해서 내가 결코 닿을 수 없는 간극 속에서만 성립한다. 이 간극을 긍정하고 타자를 받아들이는 것이 .. 2025. 9. 8. 동연적(coextensive)_같은 범위를 공유한다 1. 동연적(coextensive)동연적(coextensive)“이라는 말은 철학, 논리학, 언어학에서 자주 쓰이는 개념이다. 기본적으로 "같은 범위를 공유한다"라는 뜻을 가진다.일반적인 의미로는 co- (함께) + extensive (확장된, 뻗어 있는) 즉, 같은 범위로 확장되어 있다는 뜻으로 두 개념이나 속성이 항상 동일한 영역에 걸쳐 성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모든 삼각형은 삼변을 가진 도형이다”와 “삼각형은 세 각을 가진 도형이다”라는 두 정의는 모두 동연적(coextensive)인 것이다.철학/논리학에서는 "동치(equivalent)"와 가깝지만, 논리적 참·거짓의 동일성보다는 ‘범위’의 동일성에 집중한다. 두 개념이 다른 이름이나 정의를 가지지만, 가리키는 대상의 집합은 같다.. 2025. 9. 5. 경험을 마주하라: 현상학(Phenomenology) 1. 현상학 (Phenomenology)현상학(Phenomenology)은 철학에서 “사물이 우리에게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근본적으로 탐구하는 방법론이자 사상 전통이다. 간단히 말해, 존재가 객관적으로 무엇인지보다 의식 속에서 어떻게 경험되는지를 우선적으로 분석한다.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이 20세기 초 체계화했다. 당대 자연과학은 세계를 객관적·물리적으로 설명하려 했지만, 후설은 그보다 먼저 경험 그 자체를 분석해야 한다고 봤다. “사태 자체로!(Zu den Sachen selbst!)” 쉽게 말해서, 개념·이론의 선입견 없이, 경험의 순수한 구조를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2. 핵심 개념의도성(Intentionalität)은 의식은 항상 무언가에 대한 의식이라는 것이다. 예를 덜어.. 2025. 8. 29. 이전 1 2 3 4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