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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다시 너를 불러본다: 영화 <오월애> 1. 오월애 (No Name Stars)차가운 도시, 광주. 1980년 5월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늘 머뭇거린다. 죽음은 너무 많았고, 기록은 너무 없었고, 진실은 아직 다 말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태일 감독의 오월애는 말하자면, 그 진실이 묻힌 자리에 귀를 대는 영화다. 이 다큐멘터리는 ‘이름조차 지워진 자’들, 곧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게 사살된 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들, 그들을 기억하려는 몇몇 사람들의 기록이다. 전라도 말씨가 굴러다니는 화면, 빛바랜 흑백 사진들, 부드러운 눈빛을 하고 있는 노인의 주름.영화는 쉼 없이 호흡하지만, 말이 많지 않다. 오히려 자주 침묵한다. 슬픔이 한 방울씩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2. 김태일 감독김태일 감독은 낮은 목소리, 송환 등.. 2025. 5. 28.
탈북자의 도시 생존기: 영화 <무산일기> 1. 무산일기 (The Journals Of Musan) 2000년대 후반, 한국 사회는 탈북자 문제와 사회적 소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탈북자의 현실을 담아낸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는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 상을 수상하며, 독립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는 박정범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탈북자 청년의 서울 생활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감독은 직접 주인공 역을 맡아 현실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탈북자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2. 줄거리정세훈은 탈북자로, 서울에서 생존을 위해 전단지를 붙이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는 교회에서 숙영을 만나 관심을 가지게 되지만, 그녀는 세훈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거리를 둔다. 세훈은 친구 경철.. 2025. 5. 27.
장률 감독의 눈으로 본 두만강의 현실: <두만강> 1. 두만강(Dooman River)2000년대 초반, 북한의 식량난으로 인해 많은 탈북자들이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향했다. 영화는 2003-2004년 북한의 식량난으로 인해 탈북자들이 두만강을 넘어오는 현실을 목격한 감독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현실은 조선족 마을에도 큰 영향을 미쳤으며, 장률 감독은 이를 직접 목격하고 영화로 담아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은 장률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 영화로, 연변 조선족 자치주와 북한 함경도를 사이에 둔 두만강 변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장률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탈북자들의 실태를 기록하고자 했으며, 감정의 흐름에 충실한 작품으로 완성했다. 영화 은 2010년 제6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2025. 5. 26.
사라진 골목의 기억: 영화 <호수길> 1. 호수길 (Hosu-gil) (Ho Su-gil)정재훈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은 2009년에 제작되어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2011년에 개봉되었다. 이 작품은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재개발 과정을 담담하게 기록한 작품으로,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과 시선을 통해 변화하는 도시의 모습을 조명한다. 은 정재훈 감독이 연출, 촬영, 편집을 모두 맡아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호수길’이라는 실제 지명을 배경으로 한다. 이 지역은 서울 뉴타운 시범사업 지구로 지정되어 재개발이 진행되었으며, 감독은 이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2. 줄거리영화는 재개발이 본격화되기 전의 동네 풍경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아이들이 골목에서 뛰어놀고,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그러나.. 2025. 5. 25.
늙은 소의 종소리, 삶의 울림: 영화 <워낭소리> 1. 워낭소리(Old Partner-Weonang Sori)한국의 한 시골 마을, 팔순의 농부 최원균 할아버지와 마흔 살 된 소가 함께 살아간다. 이들의 일상은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그 속에는 깊은 정과 우정이 담겨 있다. 영화 2009년 개봉한 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 다큐멘터리다. 2009년, 한국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 전통적인 농촌의 모습은 점점 사라져 갔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는 잊혀가는 농촌의 삶을 조명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영화는 29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충렬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아버.. 2025. 5. 23.
상처로 그린 자화상: 양익준의 <똥파리> 1. 똥파리 (Breathless)“씨X.” 2008년 개봉한 영화 는 욕설로 시작한다. 주인공 상훈은 말끝마다 욕을 달고 다닌다. 그의 삶은 폭력과 분노로 가득 차 있다. 거리에서 사람들을 때리고, 가족에게도 손찌검을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눈빛은 슬프다. 그의 분노는 마치 오래된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처럼 보인다. 는 양익준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그는 감독, 각본, 주연을 모두 맡았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를 치유하고 싶어서 만든 영화”라고 밝혔다. 는 적은 예산으로 제작된 독립영화다. 양익준 감독은 제작비 부족으로 촬영 중단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가며 영화를 완성했다. 그의 노력은 국내외 영화제.. 2025.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