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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과 대중문화의 만남: 소설을 영화로

by Godot82 202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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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영화가 된 한국 문학
드라마와 영화가 된 한국 문학

 

1. 문장이 스크린 위를 걷는 순간

그들은 말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고, 문장을 적었다. 적지 않고, 가만히 침묵 속에서 기다렸다. 그러나 언젠가, 그 문장들이 몸을 얻고, 스크린 위를 걸어 나올 날이 올 줄은 아마 그들도 몰랐을 것이다. 한국 문학이 대중문화와 마주한 것은 하루아침의 일은 아니었다. 문장이 두 번째 생을 얻는 일은 종종 있었다.

2. 한국 문학과 대중문화의 조우

조선이 무너지고 있었다. 김훈 작가가 쓴『남한산성』의 인물들은 말을 아끼며, 고개를 떨구었다. 김훈의 문장은 삭풍처럼 날카롭고, 묵은 나무처럼 서걱거린다. 황동혁 감독은 이 소설을 영화로 옮기며 그 절망을 더 깊이 끌어올렸다. 조선의 겨울은 고요했고, 그 고요는 굶주림보다도 더 매서웠다.

그들은 눈 위에 말의 발자국을 남겼다. 그러나 말은 사라지고, 발자국만이 남았다. 빼어난 영상미였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문학으로 쓰였지만, 그 이상으로 몸에 새겨지는 기록이다. 이 작품은 아직 영화화가 예정되어 있지 않지만, 박찬욱 감독이 영화로 옮겨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언젠가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로도 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보게 된다.

스크린 위에서 당시 광주의 고통이 단순히 재현될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가능하기에,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인 것 같다.

3. 마치며

이야기는 더는 책 속에 머물지 않는다. 어떤 문장은 자막이 되었고, 어떤 인물은 배우의 목소리를 얻었다.『82년생 김지영』처럼, 일상적인 언어들이 누군가의 삶을 뒤흔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 어쩌면 문학은 언제나 대중이었다. 다만, 이제 더 많은 얼굴 그러니까 더 다양한 얼굴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문장들은 화면에서 움직이는데 또 어떤 문장들은 왜 아직도 화면 위로 올라오지 못하는 걸까. 정미경, 김숨, 박민규, 윤이형 등 개성 있는 작가들의 글은 여전히 텍스트 안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곧 움직일 것이라 믿는다. 문장이 숨을 들이쉬고, 다시 한번 다른 매체의 빛을 입을 것이다.

문학은, 늘 다음 회차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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