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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의 한국 문학: 번역과 해외 반응

by Godot82 2025.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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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 한국 문학-한국 문학 번역-문학과 번역
글로벌 시대 한국 문학-한국 문학 번역-문학과 번역

 

1. 글로벌 시대 한국 문학의 말과 번역

이제 문장은 국경을 넘는다. 어떤 문장은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바람을 타고 떠나고, 어떤 문장은 잔잔한 호수에 녹아 스며들듯 오래 회자되며 멀리 나아간다. 최근 십 년 사이, 한강의『채식주의자』와『소년이 온다』,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또 황정은, 공지영, 정유정, 김숨 같은 작가들의 작품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었다.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으로 선정된 한강의『채식주의자』는 영국 독자들에게 “서늘하고, 이상한, 너무 아름답게 괴로운 이야기”라는 반응을 얻었다. 그 수상 소식에 “한국 문학은 이제 ‘낯섦’의 정수에 닿았다”는 평도 따라왔다. 일부 독자는 “이 이야기, 이 고통의 언어는 너무 한국적이라 문장이 아프다 느껴진다.”고도 했다.

번역을 통해 한국문학은 ‘우리 안의 낯섦’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2. 대표 작가와 작품

한강 작가의『채식주의자』,『소년이 온다』는  인간의 몸과 고통, 침묵과 저항을 시각적, 감각적으로 그려내며 글로벌 독자에게 깊은 정서적 파동을 전달했다.

김영하 작가의『살인자의 기억법』또한 여러 나라로 번역되었다. 스릴러 장르 속에 인간 기억의 불투명성을 집어넣어 해외에서 ‘미스터리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유정 작가의『7년의 밤』도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가족, 폭력, 심리의 선을 물들이는 르포적 깊이와 섬뜩한 정서를 담아 미국, 중국, 독일 등지에서 번역되어 “놀랍도록 집요한 문장”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3. 번역

번역자들은 텍스트의 쉼표 하나, 의성어 하나도 눈여겨본다. “쿵” 하고 떨어지는 문장, “슬그머니”라는 그 의태어. 그들은 거기에 “thud” 혹은 “silently”라는 가장 가까운 한글 그림자를 대본다. 그리고 자문한다. “이게 과연 ‘한국적인 떨림’이 맞을까?” 그 질문이 없으면, 번역은 그저 언어의 ‘전이’에 그칠 것이다.

 

하지만, 번역가의 끊임없는 고민과 질문이 있기에, 문학은 일종의 공적 대화가 된다.

 

4. 마치며

한국 문학이 해외에서 읽히는 방식은 종종 두 개의 ‘틀’이 번갈아가며 움직인다. 로컬적인 측면에서 전쟁, 분단, 가족, 몸, 폭력, 트라우마, 여성 경험 등이 있다. 글로벌 측면에서는 고통, 인간 본성, 침묵, 생존, 윤리적 질문 등이 있다. 그래서 글로벌 시대의 한국 문학은 “이 문장이, 낯선 땅에서도 통할까?”라는 미묘한 긴장을 품곤 한다.

하지만, 실력 있는 번역가는 그 긴장을 직물처럼 직조하고, 해외 독자는 그 직물의 결 하나하나를 느끼며 만져보듯 책을 읽는다. 한국 문학은 그렇게 국경을 넘어, 다른 마음이 되어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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