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의 또 다른 얼굴: 신경숙과 은희경
1. 여자들은 어떻게 말하기 시작했는가오래전부터 이야기는 늘 남자의 목소리로 시작되었다. 전쟁에 나간 병사,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 영웅이나 비극의 주인공. 문학 속 주요 인물들은 대부분 남자였다. 여자들은 주로 그 곁에 있는 존재였다. 기다리는 사람, 희생하는 사람, 조용한 사람.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한국 문학은 달라졌다. 이제 이야기를 시작하는 사람이 바뀌었다. 말없이 참고만 있던 인물이 말하기 시작했다. 그 선두에 신경숙과 은희경이 있었다.2. 신경숙신경숙(1963~)은 조용히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은 마음속 깊은 곳까지 스며든다. 마치 오래된 냄비에 물을 끓이는 것처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물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그 안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슬픔, 상처, 그리고 꾹 참고..
2025.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