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의 또 다른 얼굴: 신경숙과 은희경
1. 여자들은 어떻게 말하기 시작했는가오래전부터 이야기는 늘 남자의 목소리로 시작되었다. 전쟁에 나간 병사,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 영웅이나 비극의 주인공. 문학 속 주요 인물들은 대부분 남자였다. 여자들은 주로 그 곁에 있는 존재였다. 기다리는 사람, 희생하는 사람, 조용한 사람.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한국 문학은 달라졌다. 이제 이야기를 시작하는 사람이 바뀌었다. 말없이 참고만 있던 인물이 말하기 시작했다. 그 선두에 신경숙과 은희경이 있었다.2. 신경숙신경숙(1963~)은 조용히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은 마음속 깊은 곳까지 스며든다. 마치 오래된 냄비에 물을 끓이는 것처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물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그 안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슬픔, 상처, 그리고 꾹 참고..
2025. 6. 4.
기지촌, 우리가 외면한 얼굴들: 영화 <거미의 땅>
1. 거미의 땅 (Tour of Duty)2016년 개봉한 김동령, 박경태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은 미군 기지촌에서 살아온 세 여성의 삶을 통해 한국 사회의 잊힌 역사를 조명한다. 이 작품은 기지촌 여성들의 개인적 기억과 공간의 흔적을 따라가며, 그들의 삶에 새겨진 상처와 고통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은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제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13회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에서 상영되며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는 특별상을 수상하며, 기지촌 여성들의 이야기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2. 김동령, 박경태 감독김동령, 박경태 감독은 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단순한 인터뷰나 재현이 아닌, 그들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박인순은 그림을 그리며, 안성자는..
2025.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