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BTI
MBTI는 마이어스 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사람을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나누는 성격 유형 검사이다. 이 검사는 에너지의 방향과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 그리고 무언가를 판단하는 기준과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네 가지 기준으로 성격을 구분하는 검사이다.
에너지의 방향은 외향형(E)과 내향형(I)으로 구분되고,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감각형(S)과 직관형(N)으로 나뉜다. 판단하는 기준은 사고형(T)과 감정형(F)으로, 살아가는 방식은 판단형(J)과 인식형(P)으로 구분하는 검사이다.
보통 위 네 가지를 조합하면 INFP, INTP, ENTJ 등과 같은 성격 유형이 나오게 된다.
2. MBTI가 한국에서 인기 있는 이유
첫 번째, 한국은 치열한 경쟁사회인 동시에 환경 변화도 빨라서 불확실성이 높은 사회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스스로와 타인을 빠르고 명확하게 이해하고 싶어 한다. 그런 부분을 MBTI가 해소해 준다고 여기는 것이다.
두 번째, MBTI는 질문지에 체크를 하면 정해진 16가지 성격 유형 중 하나로 분류가 가능한 테스트이다. 정식 검사가 아닌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문항이 적은 약식으로도 테스트가 가능하기 때문에 접근하기 쉽다.
세 번째, 접근성이 좋은 테스트이기 때문에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에서 MBTI를 여러 관계에 적용해 콘텐츠로 제작했다. 직장생활이나 연애 혹은 친구 관계 등 다양한 인간관계를 해석하는 방식으로 MBTI가 소비되었고, 이는 곧 인기 있는 놀이가 되었다.
네 번째, 한국은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이다. 사람들은 MBTI를 통해 타인의 성격을 빠르게 파악하고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와 갈등을 미리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자신과 잘 맞는 MBTI 유형이나 맞지 않는 유형을 나눠서 분석하는 현실적인 도구로 사용하고 싶어 한다.
다섯 번째, 일부 고용주나 기업이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MBTI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이유로 MBTI의 영향력이 더 커지기도 했다.
여섯 번째, 심리학 분야의 전문가들은 MBTI를 신뢰성이 낮은 유사 과학 정도로 평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같은 유형의 사람과의 공통점 등을 이유로 과학적이라 믿게 된다. 검사 자체가 어렵지 않고, 결과 또한 누구나 이해 가능한 수준의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곱 번째, MBTI는 자신의 성격과 개성이라는 정체성을 빠르게 드러내고 강조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자기소개와 이런저런 설명을 하는 대신 16가지 성격 유형 중 자신의 유형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것으로 개인의 정보와 정체성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MBTI의 단점
MBTI는 칼 융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심리학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특히, MBTI를 과도하게 맹신하여 특정 성격 유형을 비난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는 곧 사람의 성격을 고정된 틀에 묶어 해석하는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성격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환경이나 여러 개인적 기질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또한 검사 시기에 따라 MBTI 검사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사람의 성격이 16가지로만 나뉜다는 자체가 너무 단순하며 이 검사를 관계나 채용 과정에 적용한다면 그 자체로 차별의 도구가 될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MBTI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관계란 만나고 겪는 시간과 경험을 통해 타인을 알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MBTI는 참고만 하고 맹신하면 안 된다. 사람은 성격은 절대 고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