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필사란 무엇인가?
필사(筆寫)란 책이나 글을 손으로 직접 써서 옮겨 적는 행위를 말한다. 단순히 글을 복사하듯 베껴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의 내용이나 문체 혹은 어휘 등을 깊이 이해하고 내면화하여 자신만의 감각으로 내면화하는 과정인 것이다.
2. 필사의 도구
필사를 할 때 필요한 도구는 필사를 할 노트와 필기도구이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에 따라 줄이 있는 노트를 사용할 수도 있고 줄이 없는 무지 노트를 사용할 수도 있다. 또 양장본으로 된 노트를 사용하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스프링 노트의 경우, 넘기는 것이 편해서 필기 또한 편리하다.
필기도구의 경우, 연필이나 만년필 혹은 샤프나 붓펜 등을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만년필은 필기감이 부드럽고 쓰고 난 글씨를 보면 정성스러운 느낌이 든다는 장점이 있다. 샤프의 경우는 정교한 글씨로 필사를 할 수 있다. 붓펜은 한문이나 캘리그래피를 베껴 쓰는데 적합하다.
3. 필사의 효과
필사를 하면 기억력과 이해력이 향상된다. 눈으로 읽는 것보다 글로 직접 따라 써보면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다. 특히, 문학 작품이나 철학 관련 전문서 등을 따라 쓰면 문장 구조와 표현법, 의미 등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곱씹을 수 있다.
필사는 집중력과 사고력도 발달시킨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빠르게 정보를 소비하는 현대인들에게 느리게 생각하고 사색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한 글자씩 정성을 들여 따라 쓰다 보면 천천히 생각하게 되고 성찰의 시간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필사는 창작과 글쓰기로 대변되는 필력을 향상하게도 한다. 작가들의 좋은 문장을 반복적으로 쓰며 문체와 표현 방법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글쓰기 스타일을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도 있다. 특히, 작가 지망생들에게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필사의 가장 큰 효과이자 장점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신적 피로에서 벗어나 휴식을 제공하는 데 있다. 집중해서 손글씨를 쓰다 보면 명상과도 같은 체험이 가능하다. 현재 필사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몰입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취미 활동이기 때문이다.
4. 필사하는 방법
필사를 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좋아하는 책 한 권을 통째로 따라 쓸 수도 있다. 고전을 필사하는 데 유용하다.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들을 생각하면서 왜 이런 단어를 썼는지 차분히 생각해며 의미를 곱씹을 수 있다.
감명 깊은 문장을 필사하는 방법도 있다. 독서를 하다가 인상적인 문장을 보게 되면 노트에 따라 써보는 것이다. 이때 입으로 소리를 내어 읽으며 필사를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나만의 필사 노트를 만들어서 분류하는 방법 또한 많이 쓰인다. 명언이나 시 구절, 철학서의 문장이나 성경 구절 같은 것들을 따로 분류해서 필사를 한 뒤 그 문장에 대한 느낌까지 간단히 메모를 해둔다면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필사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꼭 손으로 직접 써야 한다는 것이다. 타자를 치는 것은 필사가 아니다. 반드시 손으로 글씨를 쓰면서 글의 맥락과 의미, 흐름 등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해야만 한다.
5. 필사하는 작가들
윤동주는 시인 백석의 시를 따라 쓰며 글쓰기 훈련을 했다고 한다. 신경숙과 안도현 또한 필사를 통해 글쓰기 연습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법정 스님은 손으로 직접 불교 경전 등을 따라 쓰며 마음을 수양했다고 한다.
헤밍웨이는 젊은 시절에 거장들의 작품을 따라 쓰며 글쓰기 실력을 키웠다고 전해진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르한 파묵도 필사를 통해 작가의 생각을 이해하고 글쓰기 기술을 훈련했다고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경우도 레이먼드 챈들러의 문장들을 직접 손으로 따라 써가며 쓰기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