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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강요받은 자들: 소포클레스(Sophocles)속 "필록테테스(Philoctetes)"

by Godot82 2025.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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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클레스-Sophocles-필록테테스-Philoctetes
소포클레스-Sophocles-필록테테스-Philoctetes

 

 

1. 필록테테스(Philoctetes)

"필록테테스(Philoctetes)"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특히 "소포클레스(Sophocles)"의 비극 『필록테테스』(Philoctetes)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이 인물과 이야기는 고통, 고립, 인간의 존엄과 배신, 전쟁과 정의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고전이다.

2. 필록테테스의 신화적 배경

필록테테스는 헤라클레스에게서 활과 화살(불사의 무기)을 물려받은 전사이다. 그는 트로이 전쟁에 그리스 군의 일원으로 참여했지만, 신성한 뱀에게 발목을 물려 상처를 입게 된다. 이 상처는 썩어 들어가며 지독한 악취와 끔찍한 고통을 유발했고, 다른 그리스 전사들은 그를 레무노스 섬에 유기하게 된다. 필록테테스는 외딴섬에서 10년 동안이나 고통과 외로움 속에 살아간다.

3. 소포클레스의『필록테테스』에서의 이야기

트로이 전쟁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그리스 군은 필록테테스의 활과 화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신탁을 받게 되고, 오디세우스와 네오프톨레모스(아킬레우스의 아들)가 그를 설득하러 온다. 하지만,  고통에 시달리는 필록테테스는 누구를 신뢰할 수 없는 상태이며, 자신의 무기와 존엄을 지키려 한다.

 

이 작품은 육체적 고통인 통증과 심리적 고통인 배신과 고립 사이에서 인간이 어떻게 존엄을 유지하는지를 탐구한다. 필록테테스는 단지 병든 전사가 아니라, 전쟁 시스템에서 버려진 신체이자 ‘작인(agent)’이 된 통증 그 자체이다. 그는 통증의 화신이며, 그 통증은 단지 개인적 체험이 아니라 공동체의 윤리적 시험대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상처는 “물리적 상처”인 동시에 도덕적 부패와 배신의 메타포가 되기도 한다.

4. 마치며

오늘날 필록테테스는 만성 통증 환자, 전쟁 트라우마 생존자, 시스템에서 유기된 존재의 메타포로 읽힌다. 그의 존재는 ‘누가 말할 수 있는가’, ‘누가 들을 것인가’의 윤리적 질문을 던지며, 의학, 정치, 문학에서 폭넓게 인용된다. 통증 유발점(Trigger Point)으로서 그는, 개인의 고통이 공동체 윤리를 촉발하는 방아쇠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필록테테스는 단순히 상처 입은 영웅이 아니라, 고통을 매개로 세계에 발화하는 신체, 즉 몸이다. 그가 발목을 끌며 신음할 때, 말하고 있는 것은 그리스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배제된 자들과 아픈 자들, 침묵을 강요받은 자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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