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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양극성 장애, 기분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사람들

by Godot82 2025.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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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성 장애-조울증-양극성정동장애
이상 심리학 시리즈_03 양극성 장애

 

1. 책을 읽기에 앞서

평소 양극성 장애와 관련된 정보에 관심이 있어 찾아보던 중 인터넷 검색으로 얻은 내용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양극성 장애와 관련된 몇 권의 책을 읽어보았다. 그중 학지사에서 출판한 이상심리학 시리즈 중 한 권인 <양극성 장애>는 꽤 만족스러웠다. 이 책은 흔히 조울증이라고 불리는 양극성 장애에 대한 여러 정보가 총정리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양극성 장애를 앓는 지인을 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질병에 걸린 당사자가 아닌 이상 굳이 찾아 읽지 않겠지만 말이다.

2. 양극성 장애의 정의

양극성 장애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존재했다. 정신장애로 분류된 건 20세기부터라고 한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갑자기 기분이 고양되는 조증 상태가 얼마간 지속되다가 서서히 우울 상태로 접어든다.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기 때문에 양극성 장애를 조울증이라고 부른다.

3. 양극성 장애의 증상

양극성 장애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직업 활동과 경제 활동이 중심이 되는 사회생활을 지속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술이나 담배, 약물 등의 다양한 중독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하는 자살과 관련된 심각한 정신 장애인 것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조증 기간에 발휘되는 창의성과 왕성한 생산력으로 천재나 예술가의 숙명적인 질병으로 신비화되기도 한다. 양극성 장애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극단적으로 오가는 양면적이고도 복잡한 장애인 것이다.

4. 정상적 우울과 병적 우울의 차이점 

우울한 기분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나타나는 보편적인 양상이다. 하지만, 병적인 기분 변화를 구분하는 기준이 있다고 한다.

 

첫 번째 기준은 기분 변화가 얼마나 지속되고 얼마나 강한 가이다. 그리고 특정한 자극이나 사건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가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열심히 준비한 자격증 시험에 불합격해 의기소침해졌다고 가정해 보자.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즐거운 일들이 생기면 과거 시험에 불합격했던 우울한 기분은 사라지고 없다. 그러나 우울한 기분을 유발했던 시험 불합격의 영향이 이미 사라졌음에도 그 기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계속 심화되고 악화되는 경우 우울증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두 번째 기준은 우울한 기분에서 그치지 않고 인지적, 행동적, 신체적, 생리적 변화가 동반되고 있는 가가 중요하다. 우울감을 넘어 자신감을 잃고 비관적이며 자살에 대한 생각과 무기력, 의욕 저하, 느린 행동과 식욕감퇴, 불면증, 과다수면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우울증으로 간주된다.

 

세 번째 기준은 기분 변화로 일상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지장을 받고 있는 가이다. 직업 활동과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 적응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5. 조증이란 무엇인가

책에서는 기분이 고양되고, 의기양양하고, 들떠있고, 병적일 정도로 행복감에 심취해 있으며 마치 천하를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기분이 들뜨기보다 주로 과민하고 흥분되는 조증도 있다. 욕구나 의사가 좌절되는 경우에 인내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충동 표현을 억제하지 못하며 흥분하거나 적대감으로 인해 공격성이 폭발하기도 한다. 유쾌함과 울적함 그리고 과민함 사이를 오가며 감정이 급변하는 불안도 흔하다. 또한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때로 지나치게 말이 많거나 반대로 말이 없고, 사고가 빨리 진행되며 듣는 이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논리적 비약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조증 상태에서는 목표 지향적인 활동이 증가하기 때문에 과도한 계획이나 특정 영역에 대한 열광적인 몰두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시간도 급격히 늘어난다. 예를 들어 시도 때도 없이 아무 때나 주변인들에게 전화를 해대는 것도 증상 중 하나다. 한마디로 조증이 시작되면 타인에게 폐를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7. 총평

대부분의 사람은 사회적 약자나 질병 혹은 장애 같은 것에는 큰 관심이 없다. 그것이 자신의 문제가 되어 현실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히기 시작하면 그제야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전에는 대부분 정상성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그 정상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점점 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 해도 일정한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한결같은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말이 없을 때는 정말 조용하고,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는 갑자기 말이 많아지기도 한다. 평온한 순간을 경험하다가도 화가 나면 폭발하는 분노에 사로잡혀 욕설을 내뱉을 때도 있다. 그래서 사람은 그냥 늘 급변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이해가 없으니 존재 자체를 병으로만 규정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그 정도는 장애나 병도 아니라고 부정하는 이들도 흔하다. 때로는 병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이들이 현재 병을 앓는 사람에게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기도 한다. 내가 했으니 너도 할 수 있어라는 말은 맥락에 따라 다르게 해석해야 할 것 같다. 용기와 응원의 말이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대상을 시험에 들게 하기 위한 주문인 경우도 적지 않다. 주변에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론을 차분히 살펴본다면 질병 당사자를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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