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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는 사람들의 집 이야기, 192-399: 더불어 사는 집 이야기

by Godot82 2025.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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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99: 더불어 사는 집 이야기-192-399: The story about the House Living Together-이현정
192-399: 더불어 사는 집 이야기-192-399: The story about the House Living Together-이현정

 

 

1. 192-399: 더불어 사는 집 이야기 (192-399 The story about the House Living Together)

2005년 가을부터 2006년 초까지, 서울 정릉의 빈집 하나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노숙인이었다. 이름도, 직업도, 가족도 없이 거리에서 살아가던 이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단순히 추위를 피하려고 그 집에 들어간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더불어 사는 집’이라는 공동체를 만들고, 함께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이현정 감독의 다큐멘터리 <192-399: 더불어 사는 집 이야기>는 이들의 삶을 7개월 동안 기록한 작품이다.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일상과 갈등, 희망과 좌절을 담아냈다. 이 작품은 2006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한국 사회는 청계천 복원 사업과 같은 도시 재개발로 인해 많은 서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있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이 작품은 주거권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졌다. 또한, 이 작품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감독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인간의 삶과 공동체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했다. 

2. 이현정 감독

이현정 감독은 서울영상집단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사회운동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단순한 기록자가 아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그들의 삶을 함께했다. 그녀는 촬영 중간에 카메라를 들고나갔다가 아무것도 찍지 못하고 돌아온 적도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만큼 그녀는 이들의 삶에 깊이 공감하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느꼈다. 

 

'스쾃(squat)'은 빈집이나 빈 건물을 무단으로 점거하여 거주하는 행위를 말한다. 유럽과 남미에서는 오래된 사회운동의 하나로 자리 잡았지만, 한국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이현정 감독은 2004년 서울 목동에서 예술인들이 예술인회관을 점거한 사건을 보며 스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2005년, 노숙인들이 정릉의 빈집을 점거한 사건을 접하고 카메라를 들었다. 

감독은 이들의 삶을 단순히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공동체의 의미를 조명하고자 했다. 그녀는 “인권은 주제가 아니라 태도”라고 말하며, 이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다. 감독은 “노숙인들은 거리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이 아니다. 거리에서 죽어가는 존재들이다”라고 말하며, 이들의 삶을 단순한 동정의 시선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갖고 바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3. 줄거리

‘더불어 사는 집’의 구성원들은 매주 무료급식을 준비하고, 청소와 회계를 맡으며 공동체를 운영했다. 그들은 단순히 거주 공간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삶을 지지하고자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일부 구성원은 공동체의 운영 방식에 불만을 갖고 떠나기도 했다. 감독은 이러한 갈등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담아냈다. 

특히, 공동체를 이끌던 활동가와 노숙인들 사이의 갈등은 공동체의 존속에 큰 위기를 가져왔다. 일부 노숙인들은 “투쟁의 소모품이 되기 싫다”며 공동체를 떠났다. 감독은 이러한 상황을 보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4. 마무리하며

<192-399: 더불어 사는 집 이야기>는 단순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며, 공동체의 의미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인지, ‘함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이현정 감독은 담담한 시선으로 이들의 삶을 그려냈다. 그녀의 카메라는 화려하지 않지만, 그 속에는 깊은 울림이 있다. 그녀의 진정성 있는 시선은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이 작품은 우리 모두에게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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