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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향가: 천 년 전에도 사랑과 이별을 노래했던 사람들

by Godot82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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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향가
신라 시대 향가

 

1. 향가

현재 우리가 음악을 듣고 노래방을 가는 것처럼 신라 사람들 또한 스스로의 감정을 표현하고 사랑 혹은 이별을 노래하기 위해 특별한 방식으로 시를 지었다. 그것이 바로 '향가(鄕歌)'이다. 향가는 신라 시대 사람들이 우리말로 지은 시다. 당시 귀족 대부분은 한자를 썼지만, 일반 시민들은 한자의 발음을 가져와 우리말로 적는 이두라는 방법으로 우리말 노래를 만들었다.

2. 향가의 형식

향가는 줄의 개수에 따라 4구체 향가, 8구체 향가, 10구체 향가로 나뉜다. 대표적인 4구체 향가로는 서동이 지은 '서동요(薯童謠)'가 있다. 아주 짧고 간결한 노래이다. 8구체 향가는 4구체 향가보다 조금 더 길다. 대표적인 8구체 향가로는 '기파랑'이라는 인물을 칭송하는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가 있다.

 

10줄로 구성된 10구체 향가는 종교적인 신앙을 담고 있고, 불교적 색채가 강했다. 10구체 향가의 대표작으로는 '월명사(月明師)'가 지은 '제망매가(祭亡妹歌)'가 있다. 제망매가는 어린 나이에 세상을 뜬 누이를 향한 그리움과 슬픔을 표현했다. 당시 신라 사람들은 이번 생이 끝난 후 다음 생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월명사 또한 다음 생에는 누이를 다시 만나고 싶은 간절함을 제망매가에 담았다. 신라 사람들이 삶과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드러난 중요한 작품이다. 

3. 향가에 담긴 신라

향가를 통해 신라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향가에는 도솔가나 원왕생가 같은 부처님께 기도를 드리는 내용이 많았다. 또한 향가를 통해 신라 사람들이 자연을 매우 소중하고 신성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산이나 강, 바람 같은 자연을 소재로 한 향가가 많았다. 그리고 사랑을 고백하거나 이별을 슬퍼하는 등 현재와 다를 것 없는 신라 사람들의 마음과 감정 또한 알 수 있다.

 

향가는 우리말로 쓴 거의 유일한 시다. 향가는 그저 노래나 시가 아닌 당시 신라 사람들의 문화와 생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인 것이다. 동시에 한글 문학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고려가요에서 현대의 시로 이어지는 한국 시문학의 시작점인 것이다. 

4. 천년을 넘어

천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향가는 여전히 감동을 준다. 월명사가 죽은 누이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서동의 사랑 등 현재 우리도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인 것이다. 천 년 전 신라 사람들도 지금 우리처럼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슬퍼하고, 간절히 염원하고 기도했다는 것을 향가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천년의 거리감이 허물어지는 뭉클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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