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색동 Color Of Korea (Saekdong)
한옥희(Han Ok-hi / 韓玉姬) 감독의 영화 <색동>은 1976년 개봉했다. 이 영화는 상업 영화 식 이야기 전개를 배제하고 예술적이고도 실험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전개했다. 여성 감독이 흔하지 않았던 1970년대 영화계에서 한옥희 감독의 독창적인 실험 영화인 <색동>은 한국 영화계의 숨겨진 걸작이다.
1970년대 한국 영화는 검열과 상업성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였다. 국가는 영화 내용을 엄격하게 통제했고 그 탓에 액션 영화나 멜로 같은 장르의 영화만 극장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한옥희 감독은 당시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독창적인 실험영화를 선보였다. 단순히 웃고 즐기는 팝콘 무비가 아니라 사회와 인간을 탐구하는 작품이었다.
2. 색동 줄거리
앞서 말했듯 <색동>은 상업 영화 식에 이야기 구조를 쫓지 않는다. 쉽게 말해서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다는 말이다. <색동>은 이미지와 상징으로 이뤄진 영화이다. 주인공은 여성이고, 그녀는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경계에 있다. 영화는 주인공을 억압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녹록지 않은 여성의 삶을 이미지로 보여주며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고, 여성으로서의 존재를 탐구한다.
<색동>은 여러 색이 조합된 천을 뜻한다. 한국 전통 의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천이다. 여러 색의 조합으로 미루어 짐작건대 <색동>은 단순한 장식으로서의 소품이 아닌 영화 속 주인공인 여성의 다양하고도 복합적인 정체성을 상징하는 듯하다. 여성의 색은 하나가 아니며 단순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3. 색동, 독창적인 실험 영화
<색동>은 실험 영화이다. 상업 영화와 다르게 기승전결 같은 이야기 흐름이 없다. 대신 편집된 이미지로 꿈과 현실이 교차함을 보여준다. 또한 강렬한 색과 미장센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다양한 색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주인공의 감정을 표현한다. 몽타주 기법 또한 눈에 띈다. 상반된 장면이 교차로 연결 시킨다.
영화 <색동>은 개봉 당시 흥행에 실패했다. 관객들은 실험적인 낯선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색동>의 예술성이 재평가되었다. 한국 영화계에서 여성 감독과 여성 감독의 작품을 연구하는 이들에게도 중요한 작품인 것이다.
한옥희 감독의 <색동>은 그저 영화가 아니다. <색동>은 한국 영화의 역사에서 여성주의적 시선과 실험성을 접목한 중요하고도 비범한 작품인 것이다. 당시 상업 영화의 문법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여성의 정체성과 내면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