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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의 김민영(Kim Min-young of the Report Card): 함께 있을 때, 우린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by Godot82 2025.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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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의 김민영-Kim Min-young of the Report Card
성적표의 김민영-Kim Min-young of the Report Card

 

1. 성적표의 김민영 (Kim Min-young of the Report Card)

공동 연출을 맡은 이재은 감독과 임지선 감독은 둘 다 단편을 통해 이미 감수성과 디테일 있는 인물 간 관계에서 주목을 받아왔고, 이 작품으로 장편 데뷔를 훌륭하게 해냈다. 이 영화는 졸업 이후, 전국 각지로 흩어진 청춘들이 자기 자신과 서로의 거리감을 불편하게 느끼며, “우리 정말 영원할까?”라는 질문을 속으로 던지는 시간들을 그린다. 

2. 줄거리

정희와 민영 그리고 수산나는 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하며 서로의 일상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어느덧 그들 역시 졸업을 맞게 되고 세 사람은 각자의 길로 흩어진다. 민영은 대학에 입학하고, 수산나는 유학을 가고, 정희는 아르바이트하며 지내게 된다. 이제 그들은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온라인으로는 이어져 있다.  하지만 서로의 삶이 조금씩 달라지며 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3. 함께 있을 때, 우린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정희는 '함께 있음’이 곧 위안이던 그 시절의 중심 같은 존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이 더 많이 기다리고, 더 많이 기대하고 있는 걸 깨닫게 된다. 정희의 서운함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말하지 않은 말들을 마음속에 켜켜이 쌓아두는 방식으로 드러난다. 정희는 ‘대상 관계(object relation)’ 안에서의 기대와 배신감(betrayal) 사이의 간극에서 고통을 느낀다.

 

민영은 다소 현실적이고, 책임감 있고, 바쁜 삶 속에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자기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이고, 대학 진학이나 성적, 미래에 대한 걱정이 있다. 우정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삶의 다양한 선택지인 대학이나 유학, 진로, 평가 같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 스무 살의 고민을 갖고 있는 것이다. 

 

수산나는 유학이라는 물리적 거리(distance)를 가진 친구. 시차(time difference)나 환경의 변화가 생기면서 친구들과의 관계 유지가 쉽지 않고, 참여도와 기대치 간의 간극이 생긴다. 친구들 사이의 공유(shared)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우정의 변화가 외부 여건에 좌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4. 마치며

우리는 종종 친구에게 ‘서운함’을 느끼면서도 그걸 말하지 못한다. 말하면 관계가 깨질까 봐, 혹은 말해도 변화가 없을까 봐 두려워서다. 이 영화는 그 말하지 않은 감정이 얼마나 무게감을 가지는지, 또 그것이 어떻게 우정을 흔드는지 보여준다. 또 영화를 보는 이로 하여금 “나도 그런 친구였지, 혹은 저런 친구였지”하고 돌아보게 만든다.

 

친구란 무엇일까? 함께 보던 풍경, 웃음, 말하지 않아도 공유하던 시간, 그러나 그 시간들이 사라질 때 마음은 어떻게 허물어지는가. 이 영화는 그 울림을 놓치지 않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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