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황적 지식(Situated Knowledge)
상황적 지식은 우리가 어떤 정보를 이해하고 해석하려고 할 때, 필요한 배경 지식이나 문화적 이해 등을 의미한다.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지식과 달리 특정한 환경이나 관계 또는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지식의 특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상황적 지식은 개인의 경험이나 사회적 조건 혹은 문화적인 배경 등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날씨가 좋다는 문장을 봐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경험이나 문화적인 조건 혹은 상황에 따라 해석도 이해도 달라진다. 누군가는 해가 쨍쨍한 날씨를 좋다고 여길 수 있고, 또 누군가는 바람이 부는 선선한 날씨를 좋은 날씨라고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또, 남성 신체를 표준으로 진행된 의학 연구들이 여성의 신체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경우가 흔하다. 심장마비 증상도 남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2. 상황적 지식이 중요한 이유
인간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적 지식은 필수 조건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공감하고,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상황에 따른 다른 해석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다른 문화권에 사는 이들과 교류하고 그들의 문화나 가치관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한다. 모든 결괏값은 특정한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맥락을 무시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맥락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조율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아는 정보로서의 지식을 넘어 맥락에 맞게 해석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갖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3.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의 상황적 지식
도나 해러웨이는 페미니즘 과학 이론과 기술철학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여성 학자이다. 도나 해러웨이가 제시한 "상황적 지식(Situated Knowledge)" 개념은 페미니즘 과학 비평의 맥락에서 제안되었다. 과학적 지식의 객관성과 보편적인 지식을 비판하며 특정한 위치와 맥락에서만 형성되는 부분적이고 상호적인 지식의 중요성을 말했다.
완전히 중립적이고 보편적인 객관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지식은 그 지식을 연구하는 연구자의 인종이나 성별 혹은 계급 등이 지식을 생산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므로 절대적인 객관성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절대적이고 완벽한 객관성 대신 부분적인 관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개인의 모두 다른 위치에서 보기 때문에 다양한 시선을 인정하고 화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4. AI시대, 상황적 지식은 더 중요해질 것
인공지능 시대가 열렸다. 나만해도 챗GPT나 딥시크 같은 AI를 활용해서 간단한 지식이나 정보 그 외 궁금한 것들을 해결한다. 그러다 문득, AI가 알려주는 답변들은 완전히 중립적이고 보편적인 지식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당연히 그렇지 않을 것이다. AI 알고리즘이 학습하는 데이터가 편향되었을 수 있다.
특정 인종이나 계급 혹은 성별을 중심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결괏값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상황적 지식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편향된다는 건 선천적으로도 가능하고 학습으로도 가능하다. 그래서 관점이 중요할 것 같다. 다양한 관점의 의견과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 상황적 지식은 차이의 이해와 수용 그리고 포용하는 태도다.
상황적 지식은 기술이나 과학, 젠더 등 여러 분야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특정 분야뿐 아니라 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필수 요건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