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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고고학(Archaeology of Love)2022: 사랑과 유물

by Godot82 2025.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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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고고학-Archaeology of Love
사랑의 고고학_Archaeology of Love

 

1. 사랑의 고고학 (Archaeology of Love) 2022

디지털 소통이 아무리 대세가 되었다지만, 인간 간 감정적 거리감이나 갈등 또는 상처는 오히려 더 뚜렷해졌다. 관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아진 아니, 여전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그 변하지 않는 문제에 다시금 질문을 던진다. "관계란 무엇인가." "관계에서 무엇을 약속할 수 있는가" 조용하지만, 계속 던져야 할 물음이다.

2. 줄거리

짧은 시간에 사랑에 빠진 두 인물, 영실과 인식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인식은 집착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고, 영실은 인식의 기대와 요구 사이에서 흔들린다. 원만하지 않았던 관계는 결국 끝이 나고 둘은 헤어진다. 그러나 헤어진 이후에도 일정한 연락이 오가고, 마음 속 유물처럼 남은 기억들이 영실을 계속 괴롭힌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다. 영실은 고고학자로서의 일상을 영위하고, 동료 교수들과의 관계도 있다. 그러던 중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영실은 설레임을 느끼지만, 그 설렘조차도 과거의 상처, 과거의 약속, 과거의 유물 같은 환상에 갇혀 갈등한다.

3. 인물을 발굴하다

영실은 땅속의 유물, 과거의 것을 발굴하고,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것이 놓인 시간과 맥락, 관계의 층위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영실은 외상과 내면의 대상 관계 사이에서 작용하는 심리적 긴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인식은 처음에 그녀의 "자유"를 인정한다고 말했지만, 곧 소유욕을 드러내고 영실은 그건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자존감과 경계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애쓴다.

 

인식은 매력적인 인물이지만, 그만큼 불안하다. 영실을 구속하며 관계의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 인식의 불안은 상실과 소외, 자기 정체성의 위기에서 출발한다. 인식은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영실을 자기 욕망의 대상으로 형상화하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사랑이라는 말로 소유욕과 통제 욕망을 숨기려 하지만, 관계가 지속될수록 그 속내가 드러나는 것이다.

4. 마치며

우리는 여전히 사랑에 대한 완전한 환상을 소비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권력의 불균형, 갈등, 상처 등은 늘 언제나 관계 안에 속해 있다. 그 부분들을 외면하기만 한다면 관계는 결국 무너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환상 없이 사랑을 말할 용기를 제시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처럼 하루하루 지나가는 관계가 아닌 오랜 기억, 반복된 말과 침묵의 흔적을 보여 주며 오래된 시간의 무게를 드러낸다. 특히, 관계가 끝난 후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진지한 거울이 되어 줄 것이다. 자기 자신을 다시 발견하기 위해 과거의 유물을 발굴하듯 지나간 것들을 하나하나 마주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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