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맥길 통증 설문지(McGill Pain Questionnaire, MPQ)
맥길 통증 설문지(McGill Pain Questionnaire, MPQ)는 통증의 질, 강도, 부위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평가 도구이다. 1975년 캐나다 맥길대학교(McGill University)의 Ronald Melzack 박사에 의해 고안되었으며, 통증의 언어적 표현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임상·철학적 중요성이 매우 크다.
2. 구성 요소
맥길 통증 설문지는 총 4개의 주요 부분으로 구성된다.
통증 기술어(Pain Descriptors)는 총 78개의 형용사가 20개 범주로 나뉘어 있다. 감각적(Sensory), 감정적(Affective), 평가적(Evaluative), 혼합(Miscellaneous) 영역으로 나뉘며, 예를 들어 '찌르는', '쑤시는', '작열하는' 등의 감각적 기술어와 '지긋지긋한', '견딜 수 없는' 등의 감정적 기술어가 있는데, 환자는 자신의 통증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를 선택하게 된다.
현재 통증 강도(Present Pain Intensity, PPI)는 0 (통증 없음)에서 5 (끔찍한 통증)까지의 등급으로 현재 느끼는 통증을 평가한다. 통증의 부위(Pain Location)의 경우 신체 그림에 통증을 느끼는 위치를 표시하게 되어 있어 통증의 국소성/방사성을 확인할 수 있다. 통증의 시간 양상(Temporal Pattern)은 통증이 지속적, 간헐적, 발작적인지 파악한다.
3. 특징
맥길 통증 설문지(McGill Pain Questionnaire, MPQ)는 언어적 표현을 통한 정성적 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또한, 다양한 문화/언어 버전으로 번역되어 있고 한국어 버전도 존재한다. 통증에 대한 주관적 경험을 객관화하는 데 도움이 되어 만성 통증 클리닉, 재활의학과, 통증의학과 등에서 자주 사용된다.
4. 마치며
맥길 통증 설문지(McGill Pain Questionnaire, MPQ)는 철학적 맥락과 연결되기도 한다. 일레인 스캐리(Elaine Scarry)의 책『고통받는 몸』에서 말하는 것처럼, 고통은 언어를 파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언어를 통해 다시 진입하는 순간, 고통은 세계화된다. 맥길 통증 설문지는 고통을 언어화하고자 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신음에서 말로, 몸에서 의미로, 전이하는 철학적 행위로 읽힐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의학적 진단 도구가 아닌, "인간의 감응력(sentience)"과 소통 가능성에 대한 하나의 증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