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로 마키아벨리, 그 이름의 시작
마키아벨리즘은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라는 이탈리아 정치 사상가에게서 시작됐다. 500년도 더 된 사람인 그는 “군주는 착하기만 해선 안 돼. 때로는 속이고, 위협하고, 냉정해져야 해.”라고 말했다. 그의 대표작 '군주론(The Prince)'에서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 즉 결과가 좋으면 과정은 조금 수상해도 괜찮다는 논리를 펼친다.
마키아벨리즘, 지금 우리 곁에 있다
마키아벨리즘은 오늘도 교실, 회사, 길거리, 심지어 단톡방에도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친구를 떠올려보자.
“걔랑 친하면 선생님한테 잘 보일 수 있어.” 그래서 일부러 다가가는 A. “이럴 때는 울어야지, 그래야 사람들이 내 편이 되거든.” 눈물 한 방울 ‘툭’. 시험 때는 뭔가 도와주는 척하더니, 자기만 정보 싹 챙겨간 친구.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은 계산기처럼 ‘딸깍딸깍’ 돌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게 마키아벨리즘을 가진 사람들이다.
마키아벨리즘, 이론으로 말하자면?
심리학에서 마키아벨리즘은 ‘사람을 조종하려는 성향’, ‘목표를 위해 감정 없이 행동하는 태도’를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거짓말도 능숙하고, 다른 사람을 감정적으로 흔들 줄 알며,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라면 약간의 희생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렇다고 이들이 감정을 못 느끼는 건 아니다. 오히려 남들의 감정을 잘 읽는다. 단지 그걸 이용할 줄 안다는 게 문제인 것이다. 상대의 약점을 ‘슥’ 훑고, ‘톡’ 건드린다. 그것도 아주 능란하게 무섭도록 자연스럽게 말이다.
일상에서 만나는 마키아벨리스트
현실 속 마키아벨리스트는 꼭 나쁜 사람으로 보이진 않는다. 매너 좋고, 똑똑하고, 인맥도 넓고, 리더십까지 있어 보이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가까워질수록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상대의 기분보다 자신의 이득이 우선이고, 상대의 얘기를 듣는 척하지만 결국 자기 얘기로 끝나는 경우가 잦다.
“와, 그거 힘들었겠다~” 그러고선 바로 “근데 나 말이야…” 하며 자기 얘기를 시작한다. 잘 보면 다정한 말투 속에 약간의 ‘연극’이 스며 있다. 표정은 웃는데, 마음은 안 웃고 있는 그런 사람이다.
마키아벨리즘, 다 나쁘기만 할까?
세상은 항상 착하기만 한 사람들만으로는 돌아가지 않는다. 때로는 기회를 잡기 위해 계산도 필요하고, 눈치도, 전략도, 거리 두기도 필요하다. 문제는 타인을 이용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태도, 사람을 ‘수단’으로만 보는 시선, 모든 관계가 거래처럼 느껴질 때이다. 마키아벨리즘은 하나의 성향일 수 있지만, 사람의 깊이는 그 이상으로 다양하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웃음에 속지 말고, 마음을 보는 눈을 키우자
마키아벨리즘은 나르시시즘처럼 우리 모두 안에 조금씩은 있는 성향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게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관계를 망치고, 세상을 경쟁만으로 보게 만든다면, 우리 안의 경계등을 ‘번쩍’ 켜야 한다. 사람을 볼 때는 말보다 행동을, 웃음보다 눈빛을, 친절보다 의도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마키아벨리즘은 세상을 더 선하게 만들기 위한 경고등 같은 걸지도 모른다. “계산적인 누군가”가 다가올 때, ‘저 사람, 지금 머리 굴리고 있는 거 아냐?’ 이렇게 조용히 속으로 한마디 해보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이 말을 하고 있지?” 물어보는 것. 그게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