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이 제너레이션 my generation (2004)
노동석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청춘의 현실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그는 사람을 잘 느끼는 감독이었다. 배우들의 연기를 뛰어나게 연출했다기보다,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그렇기에 관객은 병석과 재경의 삶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영화는 흑백으로 촬영되었다. 색이 없는 화면은 두 사람의 삶을 더욱 쓸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카메라 속에 담긴 장면은 컬러로 바뀌었다. 현실은 무채색이지만, 꿈은 색을 가지고 있었다.
2. 줄거리
서울의 겨울은 유난히 차가웠다. 바람은 뺨을 스치고, 사람들의 발걸음은 빠르게 지나갔다. 그 속에서 병석은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결혼식 비디오를 찍고, 갈빗집에서 숯불을 피우며, 도로변에서 성인용품을 팔기도 했다. 그의 꿈은 영화감독이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재경은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한 채 이곳저곳을 전전했다. 사채업자 사무실에 취직했지만, 우울해 보인다는 이유로 하루 만에 잘렸다. 홈쇼핑 사기를 당하고, 카드깡으로 현금을 마련했다. 그녀의 삶도 병석과 다르지 않았다. 두 사람은 만나도 즐겁지 않았다. 함께 있어도 외로웠다.
병석은 비디오카메라를 팔기로 결심하고, 재경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울어보라고 말했다. 그 순간, 카메라는 현실을 담아내는 도구가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는 창이 되었다
3. 우리 모두의 이야기
영화는 자본과 영화의 관계를 탐구했다. 병석은 빚을 내서 카메라를 샀고, 다시 빚을 갚기 위해 카메라를 팔았다. 재경은 카드깡의 미로에 빠져들었다. 그들의 삶은 자본의 네트워크에 갇혀 있었다.『마이 제너레이션』은 청춘의 조난 신호였다. 행복은 자꾸만 비싸졌고, 꿈은 점점 멀어졌다.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카메라를 들고, 서로를 바라보며, 삶을 기록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다. 노동석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청춘의 현실을 정직하게 그려냈다. 스타와 자본이 없어도 빛나고 값진 영화였다.